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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이야기 -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프레임으로 본 세상 2016. 11. 23. 16:30반응형
고등학교 때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다. 작은 시츄 한마리를 키웠었는데, 시집간 누나가 키우기 시작하다가 사정상 우리 집에 와서 키우게 되었다. 당시는 펫샵이 한참 성행하던 시기였고 시츄는 냄새가 덜 나면서 인기가 많았던 강아지였다. 당시에 시츄 수컷 새끼가 5만원에 거래되던 시기였다.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생명을 싼가격에 거래되던게 정말 어이가 없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그때 그 강아지는 아직도 가족들의 마음에 남아있다. 그때는 반려견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던 시기가 아니다. 강아지를 가족이라고 말하던 시기도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그 강아지는 가족이었다. 마지막을 우리와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언제까지나 우리 가족인것처럼 느껴진다.
2년 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우리는 신혼을 당분간 즐기기로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와이프는 연고도 없고 직장도 그만두고 올라온 터라 외로움을 많이 탔었다. 그래서 강아지를 키울 결심을 했다. 우리는 강아지 공장이 성행하고 있었고, 말도 안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강아지를 가둬서 오로지 새끼를 빼기 위해서 같혀있는 현실을 너무 싫어했다. TV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리던 와이프는 펫샵에서는 절대로 사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유기견을 알아보던 중 홍대 근처에 있는 동물보호단체를 찾게 되었다. 이곳은은 구조된 유기견들을 사회성을 가지고 적응할 때까지 보살피는 일을 하고있었다. 처음 방문했던 이곳의 강아지들은 오는 사람 마다 크게 짖었다. 오는 사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한다는 표현이었다. 우리는 거의 매주 주말에 이곳을 찾아갔다. 학대받은 강아지, 뜬장에서 평생을 산 강아지, 가정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강아지 너무 상처은 강아지들이 있었던 곳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유기견을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 유기견을 입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을 때, 이곳에서는 신혼부부라서 힘들것이라고 했다. 신혼부부가 단순히 애완견으로 들인 강아지를 키우다 임신을 하게 되면 버려지는 강아지가 그렇게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고 당부도 했지만, 지침상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장기간 이곳을 드나들면서 우리가 강아지에 대한 어떤 마음을 갖고있는지 보여준다면 우리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그 단체에서 연락이 왔다. 뜬장에서 새끼만 낳던 강아지를 구조해서 보호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임시보호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선뜻 응했다. 우리도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매우 감사했다. 우리가 임시보호 하기로 했던 강아지는 유선종양이 있어서 피가 나고있었고, 자궁에도 종양이 있었다고 했던것 같다. 중성화 수술을 하면서 유선종양도 함께 수술을 해서 다 나아지기만 하면 우리가 우리가 임시보호하는 것이었다. 말은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그 사실은 강아지의 상태를 봐서 수술이 힘들게 되면 우리가 수술 없이 임시보호하다가 따뜻한 가족들 틈에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더 맞는 사실이었다. 그러다 연락이 왔다. 그녀석이 요즘 힘도 있고 생기도 있어서 수술이 가능할것 같다고 했다. 수술만 잘 끝나면 우리가 임시보호 하기로 했다. 그렇게 수술날이 가까이 올 때 쯤, 와이프는 부산에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내려가게 되었다. 나는 회사에 있었고, 그렇게 수술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 수술이 잘 끝났다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우리는 유기견을 임시보호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런데 몇시간 뒤 다시 연락이 왔다. 수술이 잘 끝났다던 그 강아지가 쇼크가 와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나는 앞이 캄캄해졌다. 죽은 그 강아지가 불쌍해서 어두워지고, 이 사실을 와이프에게 어떻게 전할까 하는 생각에 완전 앞이 깜깜해졌다. 수술하기전 몇주동안 이곳을 다니면서 그 강아지에게 정이 들었다. 아니 우리가 앞으로 임시보호하게될 강아지에게 없던 정도 만들어 줬었다. 우리는 그랬다. 정말 잘 해내고 싶었고, 최선을 다해서 정상으로 만들고 밝게 뛰어다니는 강아지가 되게 하고싶었다. 그런 꿈에 부풀어있는 와이프에게 그 사실을 어떻게 전할까 무서웠다. 그래도 사실을 전달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와이프에게 사실을 전달했다. 와이프는 친구집에 있다가 커피를 사러 잠시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커피샵에서 전화를 받고 거기서 소리내어 한참을 울었다. 커피샵 주인이 무슨일 있냐고 걱정할 정도로 울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입양하지도 않았고, 임시보호조차 한번 못해본 마음으로는 가족이었던 강아지를 사료한번 주지 못하고 떠나 보냈다. 화장을 하고 유골은 그곳에 아직도 잘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날 그 단체에서 신혼부부에게 강아지를 분양해줬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우리는 왜 안되는건지, 따지고 싶었지만 한번 떠나보낸 강아지가 생각이 났고, 그동안 정이 들었던 여러 강아지들 생각을 해서 그러지는 못했지만, 발길이 끊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최근에 분양 해준 강아지가 여의도 어디쯤에서 산책중에 끈을 풀고 도망쳤다는 소식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게되었다. 위험한 도로가에서 풀려서 어디론가 도망갔다고 했다. 그 잊어버린 새로우운 가족이 제발 신혼부부가 아니었으면 하는 증오감마저 들었다.
우리는 그곳에 발길을 끊고, 가정견을 입양하기로 마음억었다. 펫샵에서는 들일수 없었고, 가정에서 2달넘게 어미의 젖먹고 자란 강아지를 분양받기로 했다. 그렇게 와이프가 좋아하는 장모 닥스훈트를 찾아보게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 처음 가족이 된 쉐이트크림 장모 닥스훈트를 입양하게되었다. 위 사진 녀석이 "산들" 우리 첫번째 가족이다. 지금 1년 3개월 된 강아지다 이제 성견인 티가 조금 나는데, 처음부터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예방접종을 끝낸 직후 부터 넓은곳을 가고, 다른 강아지들고 만나도록 해주었다. 그래도 아직도 큰 강아지를 보면 짓고 무서워한다. 소심한녀석이다. 동배에서 분양받은 사람들 끼리 친분이 쌓이게 되면서 와이프는 동갑인 부산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을 건너건너 알게 되면서 유기견 활동가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블랙크림 강아지가 구조되어 충북 제천의 모 동물병원에서 보호중이라고 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 까 그녀석의 안락사 날짜가 다가오면서 와이프도 전전긍긍이었다. 안락사가 되기 전날 와이프는 결심을 하고 활동가 분과 함께 요녀석을 데려왔다.
사진은 최근에 한강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참 즐겁게 뛰어 놀다 찍은 사진이다. 이녀석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털은 뒤엉켜서 뭉쳐있었고, 눈물자국이 깊게 나있고, 눈꼽도 많았다. 테스트 결과 심장사상충이 걸려있었다. 우리가 결정한 만큼 부담이 되더라도 끝까지 이녀석을 잘 키워보려고 노력했다. 건너 건너 알게 된 일산에 있는 "수" 동물병원을 알게되었다. 과잉진료도 하지 않고, 정말 객관적이고 좋은 실력을 가지신 분이라고 했다. 지금도 병원은 여기만 다니고 있다. 그 병원에서 심장사상충을 치료를 두번에 걸쳐 완치를 했다. 심장사상충을 다 완치시키고나서 많이 썪어 있는 치아를 치료하고, 중성화수술을 했다. 한참이 걸렸다. 불안하면서도 힘든 긴 시간을 참고 견뎌냈다. 우리는 이렇게 "강산"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강산이의 특징은 사람을 무척 좋아했다. 특히 덩치가 큰 남자를 많이 좋아했다. 아마도 전에 키우던 주인이 그랬나보다. 덕분에 강산이는 나를 좋아라 한다. 처음에 왔을 때 거리낌 없이 사람에게 다가가고 애교를 부리는 것이 이녀석은 유기견이라도 다른 강아지처럼 겁을 먹거나 하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검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것은 그런 행동들이 절대로 사람이 좋아서 그런게 아니란것을 알게되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굶주렸던 기억이 있어서 간식과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몸에 익은 행동들이었단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녀석은 여전히 먹을것만 보면 꼬리가 떨어질것처럼 흔들면서 달려온다. 그리고 처음 산책을 나갔을 때는 냄새도 맡지 않고 뒤도 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었다. 아무 생각도 못하는 듯이 겁먹은 듯이 앞만 보고 달렸었다. 지금은 목줄을 풀어주고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는 정도로 우리에게 마음을 열었다.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물론 간식에 환장하지만 그건 다른개도 마찬가지라고 믿고싶다. 그렇게 이녀석이 우리 가족이 된 지 10개월 정도 되어간다. 이제는 이녀석도 마음을 많이 열은것으로 보인다. 아직 100%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여기까지 오기가 너무 길었지만,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녀석들이 있으면서 우리 부부에게 너무도 많은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학대받고 불쌍한 환경에서 큰 강아지, 버려진 강아지, 뜬장에서 큰 강아지 등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단순히 귀엽다고 쇼윈도에서 바라보는 그런 강아지들이 너무도 많다. 그런 강아지 공장이 없어지려면 제도적인 절차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고, 소비자인 우리가 제대로 알고 올바른 분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쇼윈도에 있던 강아지들은 이쁘지만 그런 검은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 겠다.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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